허니프레/컬러풀 스토리

[컬러풀] 검은 고양이 쿠로의 탈주극! 제3화

mingle 2022. 3. 16. 02:24

[시바사키 아이조]

공원...?

도대체 쿠로랑 무슨 상관이...?

 

[시바사키 켄]

...쿠로랑 처음 만난 곳이, 여기야.

 

[시바사키 아이조]

엇?

 

[시바사키 켄]

그래서, 있다면 여기 있을까 했는데...

예상은 빗나갔지만 말이지.

뭐어, 일단 둘러볼까.

쿠로~!

숨어있으면 나와~.

 

좋아하는 방울 달린 고양이용 깃털 낚싯대를 흔들며

공원 안을 거닐었다.

아이조도 몇 걸음 뒤에 따라오고 있다.

 

[시바사키 아이조]

...생각났다.

어느 날 갑자기 네가 쿠로를 주워왔었지.

 

[시바사키 켄]

그래. 찾은 건 내가 아니라 아리사라는 애지만 말이야.

사정이 있어 집에서 못 기르는 것 같고

몰래 돌보는 걸 봤어.

그런데, 주인이 될 만한 사람도 안 보이고,

비는 오고... 

쿠로를 감기 걸리게 할 이유가 없어서

내가 데려와 키우게 된 거야.

(생각해보니 몇 년 만에 아이조와 얘기하게 된 것도

쿠로 덕이었지...

어쩌면 행운의 검은 고양이일지도...)

 

[시바사키 아이조]

그러고 보니...

...저기, 그 아리사라는 사람.

자주 혼잣말로 말하던데... 여자 친구인가?

 

[시바사키 켄]

...!?

들렸나.

 

[시바사키 아이조]

듣기 싫은데도 들린다고.

핸드폰 보면서,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계속 중얼거리고 있고.

 

[시바사키 켄]

...진짜?

 

[시바사키 아이조]

맹세코 진짜.

 

[시바사키 켄]

(엄청 정색하고 말하잖아, 부끄러워...)

 

동생과 사적인 얘기를 나눈 게 얼마만이지.

그리움을 느끼는 동시에 과거의 내 행동을 돌이켜보자

순간 부끄러워졌다.

 

[시바사키 켄]

(그렇다고 해도, 별로 숨기는 것도 아니고...)

아리사는 내 여자 친구야.

사귄 지 곧 1년.

 

[시바사키 아이조]

허어, 의외네...

 

[시바사키 켄]

그거 무슨 뜻이야, 의외라니.

 

[시바사키 아이조]

음~, 딱히?

 

눈앞에서 아이조가 놀리듯 입꼬리를 올리니

나도 모르게 덤벼들려고 할 때ー 핸드폰이 울렸다.

 

[시바사키 켄]

...내 건가.

 

궁금한 마음에 화면을 보자, 아리사가 보낸 메시지였다.

 

'그러고 보니, 쿠로 목걸이 새로 채웠지?

보고 싶으니까 사진 주라.'

 

메시지와 함께 설레는 모습의 팬더 이모티콘도

같이 있었다.

 

[시바사키 켄]

...이런, 타이밍이 너무 안 좋아.

 

[시바사키 아이조]

뭔데?

 

얼굴빛이 어두워진 내가 궁금했는지 말을 건 아이조에게

나도 모르게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고 말았다.

 

[시바사키 아이조]

아~...

 

[시바사키 켄]

안 좋지, 이거.

 

[시바사키 아이조]

쿠로가 발견될 때까지 답장하지 않는 건?

 

[시바사키 켄]

안돼 안돼.

아리사의 메시지를 읽고 무시하다니!

 

[시바사키 아이조]

뭐야, 귀찮아.

 

[시바사키 켄]

커플은 다 그런 거라고!

 

[시바사키 아이조]

...그러면.

솔직하게 말해서, 여자 친구도 쿠로를 찾는 걸

도와달라고 하면 되지 않아?

일손이 많은 편이 도움 되고

괜히 숨겼다가 들키면 미움받을지도.

 

[시바사키 켄]

...하긴,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나는 각오를 다지고 아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