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사키 아이조]
공원...?
도대체 쿠로랑 무슨 상관이...?
[시바사키 켄]
...쿠로랑 처음 만난 곳이, 여기야.
[시바사키 아이조]
엇?
[시바사키 켄]
그래서, 있다면 여기 있을까 했는데...
예상은 빗나갔지만 말이지.
뭐어, 일단 둘러볼까.
쿠로~!
숨어있으면 나와~.
좋아하는 방울 달린 고양이용 깃털 낚싯대를 흔들며
공원 안을 거닐었다.
아이조도 몇 걸음 뒤에 따라오고 있다.
[시바사키 아이조]
...생각났다.
어느 날 갑자기 네가 쿠로를 주워왔었지.
[시바사키 켄]
그래. 찾은 건 내가 아니라 아리사라는 애지만 말이야.
사정이 있어 집에서 못 기르는 것 같고
몰래 돌보는 걸 봤어.
그런데, 주인이 될 만한 사람도 안 보이고,
비는 오고...
쿠로를 감기 걸리게 할 이유가 없어서
내가 데려와 키우게 된 거야.
(생각해보니 몇 년 만에 아이조와 얘기하게 된 것도
쿠로 덕이었지...
어쩌면 행운의 검은 고양이일지도...)
[시바사키 아이조]
그러고 보니...
...저기, 그 아리사라는 사람.
자주 혼잣말로 말하던데... 여자 친구인가?
[시바사키 켄]
...!?
들렸나.
[시바사키 아이조]
듣기 싫은데도 들린다고.
핸드폰 보면서,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계속 중얼거리고 있고.
[시바사키 켄]
...진짜?
[시바사키 아이조]
맹세코 진짜.
[시바사키 켄]
(엄청 정색하고 말하잖아, 부끄러워...)
동생과 사적인 얘기를 나눈 게 얼마만이지.
그리움을 느끼는 동시에 과거의 내 행동을 돌이켜보자
순간 부끄러워졌다.
[시바사키 켄]
(그렇다고 해도, 별로 숨기는 것도 아니고...)
아리사는 내 여자 친구야.
사귄 지 곧 1년.
[시바사키 아이조]
허어, 의외네...
[시바사키 켄]
그거 무슨 뜻이야, 의외라니.
[시바사키 아이조]
음~, 딱히?
눈앞에서 아이조가 놀리듯 입꼬리를 올리니
나도 모르게 덤벼들려고 할 때ー 핸드폰이 울렸다.
[시바사키 켄]
...내 건가.
궁금한 마음에 화면을 보자, 아리사가 보낸 메시지였다.
'그러고 보니, 쿠로 목걸이 새로 채웠지?
보고 싶으니까 사진 주라.'
메시지와 함께 설레는 모습의 팬더 이모티콘도
같이 있었다.
[시바사키 켄]
...이런, 타이밍이 너무 안 좋아.
[시바사키 아이조]
뭔데?
얼굴빛이 어두워진 내가 궁금했는지 말을 건 아이조에게
나도 모르게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고 말았다.
[시바사키 아이조]
아~...
[시바사키 켄]
안 좋지, 이거.
[시바사키 아이조]
쿠로가 발견될 때까지 답장하지 않는 건?
[시바사키 켄]
안돼 안돼.
아리사의 메시지를 읽고 무시하다니!
[시바사키 아이조]
뭐야, 귀찮아.
[시바사키 켄]
커플은 다 그런 거라고!
[시바사키 아이조]
...그러면.
솔직하게 말해서, 여자 친구도 쿠로를 찾는 걸
도와달라고 하면 되지 않아?
일손이 많은 편이 도움 되고
괜히 숨겼다가 들키면 미움받을지도.
[시바사키 켄]
...하긴,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나는 각오를 다지고 아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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