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미자와 아리사]
저기, 쿠로가 사라졌다는 게 정말이야!?
아리사에게 쿠로가 탈주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서둘러 우리들이 있는 공원까지 달려와주었다.
얼마나 달렸는지 머리는 헝클어지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시바사키 켄]
(역시 부르는 게 아니었어.
여자 친구를 불안하게 하다니, 남자 친구 실격이다.)
...정말 미안해, 아리사.
내가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이야.
나를 혼내도 돼.
사과가 부족하다면 몇 번이라도 할게.
그러니까...
[타카미자와 아리사]
시바사키 군...
내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아리사는
어이없다는 듯 큰 한숨을 내쉬었다.
[타카미자와 아리사]
...저기 있지, 사과라든가 난 상관없어.
그런 거에 시간 허비할 틈이 없잖아.
지금은 긴급 상황이니까, 침착하게 행동해!
아리사는 내 등을 힘껏 두들겼다.
숙이고 있던 고개가 올라가 등이 반듯하게 펴졌다.
[타카미자와 아리사]
끙끙 고민해봤자 쿠로는 발견되지 않아.
알지?
[시바사키 켄]
...응. 무조건 찾을 거야. 약속해.
[타카미자와 아리사]
그렇지 않으면 곤란해.
나에게도 쿠로는 정말 소중하니까.
[시바사키 아이조]
......
그런 나와 아리사의 대화를
아이조는 이상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시바사키 켄]
왜?
[시바사키 아이조]
...아니, 달려졌구나 해서.
[시바사키 켄]
달라졌다니...
[타카미자와 아리사]
아, 그렇지!
시바사키 군의 동생 아이조 군, 맞지?
오랜만이야.
갑자기 아리사가 아이조에게 말을 걸었다.
그것도... 상당히 상냥한 표정으로.
[시바사키 아이조]
날 기억하고 있었구나.
근데, 전에도 말했지만 '시바사키 군의 동생'은 안 말해도 돼.
[타카미자와 아리사]
아하핫, 그랬던가.
[시바사키 켄]
어? 뭐, 뭐얏...!?
아리사, 이 녀석 알아?
언제부터?
[타카미자와 아리사]
으음, 아는 사이라고 할까.
1년 전쯤인가? 조금 얘기를 나눴어.
[시바사키 켄]
그런 말 못 들었어! 어디서...!?
도대체 무슨 얘기 했어?
[시바사키 아이조]
너한텐 안 알려줄 거야.
[시바사키 켄]
아니, 너한테 물은 거 아니야.
...있지, 아리사. 나, 진짜 궁금해.
[타카미자와 아리사]
그렇게 궁금해? 별 거 아닌데.
[시바사키 켄]
궁금해! 아리사와 이 녀석 사이에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건 용서 못해!
[타카미자와 아리사]
벼, 별로 가르쳐 줄 만한 것도 아니야...
...비밀이야.
[시바사키 켄]
어...?
[타카미자와 아리사]
이 이야기는 이제 끝!
자, 다 같이 헤어져서 쿠로를 찾으러 가자.
산뜻한 모습의 아리사는 나와 아이조를 두고
공원 출구로 향했다.
[시바사키 아이조]
큭큭큭...
[시바사키 켄]
(이 녀석, 무시당한 나를 보고 웃고 있어...!)
안절부절못하고 나는 아리사의 팔을 잡고 당겼다.
[타카미자와 아리사]
꺅...!
[시바사키 켄]
아까도 말했지만,
얘가 내 여자 친구인 타카미자와 아리사야.
완전 사이좋으니까 형 방해하지 말라고?
[시바사키 아이조]
...네네.
어이가 없다는 듯, 아이조는 걷기 시작했다.
[시바사키 켄]
아리사도 저 녀석 조심해.
일단, 저 녀석은 연애라든지 흥미 없어 보이지만.
[타카미자와 아리사]
하, 바보!
다들 보고 있으니까 빨리 떨어져!
아리사에게 귀엽게 혼난 후
우리는 한 명씩 나눠져 쿠로를 찾게 됐다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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