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
왜, 왜 온 거야!
[미나미]
(하하, 적대심이 엄청나네.)
그러니까...
아까 뭔가 말하고 싶은 것처럼 보여서... 랄까?
[남자 아이]
아무 말도 하기 싫다니까!
[미나미]
정말로?
그럼 왜 짓궂게 군거야?
[남자 아이]
왜냐면... 그 녀석 짜증 나서...
[미나미]
짜증 난다니
그 애랑 싸웠어?
[남자 아이]
그건 아닌데... 그...
처음엔 나랑 그네 타고 논다고 했으면서!
다 잊어버리고 선생님들이랑 재밌게 놀았으니까... 그러니까...
[미나미]
(그건... 혹시...)
LIP×LIP 두 사람이랑 나랑 재밌게 놀아서 질투한 거야?
[남자 아이]
아, 아니야!
그런 거 아니라고!
[미나미]
(귀까지 빨개져 있어... 정곡인가.
좋아하기 때문에 솔직해질 수 없는 거야...)
[남자 아이]
미나미 선생님도 저리 가버려!
[미나미]
잠깐.
조금만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래?
나도 말로 잘 표현할 수 없는 기분, 잘 알아.
머리가 가득 차서 어지럽다가 어쩔 수 없게 되는 것, 나도 있으니까.
[남자 아이]
선생님도?
[미나미]
질투랑은 조금 다르지만...
모두 부러워하고 초조해하는 일은 있어.
어쩌지 하고 허둥대고 고민하다가 실수해.
하지만 그게 누군가에게 상처 줘도 된다는 이유가 되지는 않지?
설령 심술부릴 생각은 아니었어도 슬프게 만들었어.
사과하러 가자.
솔직하게 말하면 그 애도 용서해주지 않을까?
[남자 아이]
......
[미나미]
그 애랑 앞으로 못 노는 건 싫지?
[남자 아이]
......
사과하기 싫어!
[미나미]
(안돼, 내 말로는 전달이 안돼...
LIP×LIP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유지로]
상대방을 아이 취급하지 않고
제대로 상대해서 그런 거 아냐?
아이들은 자신을 대등하게 봐주고 있는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으니까.
[아이조]
아~, 확실히.
상대를 존중하는 건 미나미의 장점일지도.
[미나미]
(아니, 전달되지 않는 건 내 말하는 방식이 나쁜 탓이야.
어린애라고 내 의견을 밀어붙이기만 해서는 안돼.
아이에게도 생각과 기분이 있으니까...)
있지, 그럼 선생님 노래 불러도 돼?
[남자 아이]
노래...?
[미나미]
'아자 아자 냐 냐 그래도
렛츠 고 렛츠 고 무모하게
아자 아자 냐 냐 지금뿐인
에스코트 에스코트 꿈을'
[남자 아이]
그거, 무슨 노래야?
[미나미]
선생님의... 나의 소중한 응원가야.
무서워지거나 긴장하면 마음속으로 몰래 노래해.
아자 아자 냐 냐 하고.
[남자 아이]
미나미 선생님도 무섭거나 긴장되는 게 있어?
[미나미]
물론 많이 있지.
무서워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때도 있어.
하지만 도망가면 후회하기 때문에
무서워도 절대 도망가지 않겠다고 결심했어.
마주할 땐 마법의 주문이 필요하겠지만 말이야.
'아자 아자 냐 냐'
[남자 아이]
아자 아자 냐 냐...
후후후, 귀여워.
[미나미]
이상하게 기운이 솟아나서 웃는 얼굴이 돼.
[남자 아이]
응. 아자 아자 냐 냐!
미나미 선생님.
나, 너무 심하게 굴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할래.
같이 가줄래?
[미나미]
응, 당연하지!
모두에게 돌아갈까.
[남자 아이]
응!
[미나미]
(내 말이 통했어...
포기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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