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ー
(야옹)
[시바사키 아이조]
정말이지, 우리 속도 모르고 너는 태평해서 좋겠다.
일하러 가기까지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나는 거실에서 고양이 낚싯대로 쿠로와 놀고 있었다.
[시바사키 아이조]
응...?
그러고 있는데, 달려오는 발소리에 나도 모르게 손을 멈췄다.
[시바사키 켄]
큰일이다! 지각하겠어!
당황한 모습의 형이 거실로 뛰어들어왔다.
[시바사키 아이조]
지각이라니... 데이트?
[시바사키 켄]
맞아, 아리사와의 데이트!
어제 거실에 가방을 놔둔 것 같다.
안을 뒤적이며 잊은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시바사키 아이조]
있잖아. 지난번 일 고마웠다고 얘기해 줘.
쿠로를 찾으러 다닐 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시바사키 켄]
아아, 알았어. 전해줄게.
형은 그렇게만 대답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시바사키 아이조]
(정말 좋아하는구나, 아리사라는 사람...)
다시 정적이 찾아온 거실에서 난 그날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시바사키 켄]
괜찮으니까.
[시바사키 아이조]
...!
[시바사키 켄]
맹세코 내가 어떻게든 찾을게.
그러니까 포기하지 마.
[타카미자와 아리사]
시바사키 군... 응.
그날 아리사라는 사람에게 한 형의 말은
예전에 내게 해줬던 말이기도 하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동 가창 콩쿠르에서의 일이다.
무대에 서기 전, 긴장으로 떨고 있던 나는
형의 옷소매를 잡고 놓지 못했다.
큰 공연장, 관객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
어린 마음에 분위기에 휩쓸려 버릴 것 같았다.
그러고 있는데... 형이 내 등을 다정하게 두들겼다.
[시바사키 켄]
괜찮으니까.
그 말에 나는 많은 용기를 얻었다.
형이 옆에 있어준다는 안도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바사키 아이조]
보고 있어, 부르고 올게!
그리고 나는 콩쿠르에 우승했다.
[시바사키 아이조]
(형이 놀러 다니게 된 후로 옛날의 형은 이미 사라진 줄 알았어...)
하지만, 내가 아는 형은 지금도 남아 있었다.
어린 나를 지탱해준 것처럼, 지금은 연인을 지탱해주고 있다.
그리고 놀러 다니기만 하던 형의 세계를 바꿔준 건
아리사라는 사람 덕분...
(따르릉)
[시바사키 아이조]
매니저... 도착한 건가?
오늘은 먼 곳에서 스튜디오 촬영을 하기 위해
매니저가 픽업해주기로 했다.
[우치다 매니저]
다 왔는데 준비는 다 했어?
[시바사키 아이조]
응. 슬슬 나갈게.
통화를 끊고 대본이 든 가방을 집어 들었다.
아리사라는 사람을 만나서 형의 세계가 바뀌었듯...
나도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어가면서 세계가 바뀌었다.
유지로와의 만남, LIP×LIP의 결성, 많은 사람과의 만남이 나를 바꾸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 맞서는 가운데 조금이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변화하고 있다.
그래도 형과 같이 나도 계속 변하지 않는 부분은 있다.
[시바사키 아이조]
(노래로 누군가를 미소짓게 하고 싶다는 생각.
누군가를 미소짓게 하는 마법은 있다고, 나는 믿어.
형도 나도, 다른 듯 비슷한 것 같아.
...역시 형제라서 그런가?)
...쿠로, 다녀올게.
(야옹)
다가온 쿠로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는 현관으로 향했다.
ー옛날처럼 다정한 소리는 지금 이 집에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형과의 연결점을 실감할 수 있어서
아주 조금이지만, 가족 간의 틈을 메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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