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라이브가 있고 며칠 후ー
다른 유닛들과 함께 하는 페스티벌 리허설을 마친 나는 언제나처럼 레슨 스튜디오로 돌아갔다.
[아이조]
다녀왔어.
[스즈미 히요리]
어서 와.
근데, 왠지 안색이 안 좋은데... 괜찮아?
리허설, 잘 안됐어?
[아이조]
그런 건 아니지만...
뭐랄까, 엄청 피곤해.
[스즈미 히요리]
후후.
[아이조]
뭐야?
[스즈미 히요리]
아니야. 소메야 군도 똑같은 말을 했었지 싶어서.
[아이조]
유지로가?
[스즈미 히요리]
응. 다른 유닛의 사람이랑 처음 댄스 레슨을 받은 날에 말이야.
이러니 저러니 해도 소메야 군과 시바사키 군은 서로가 아니면 안 되는구나.
둘이서 하나랄까.
[아이조]
...
시끄러. 말단 주제에 안다는 듯이 말하지 마.
[스즈미 히요리]
네네. 미안합니다.
땀을 닦으려고 수건을 꺼내려는데 가방에 들어있던 과자 상자가 눈에 띄었다.
그날, 유지로한테 받은 과자다.
얼른 먹어 버리면 좋으련만 어째선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아이조]
('고마워'라...
입으로는 절대 말하지 않으면서...
정말 솔직하지 못하네, 유지로 녀석.)
처음 만났을 때ー 유지로는 무뚝뚝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놈이라고 생각했다.
유닛을 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도 매일같이 충돌하고 있다.
유지로는 항상 솔직하지 못한 말만 한다.
거기에 내가 화를 내고 싸우는 것도 다반사다.
그렇지만, 그 솔직하지 못한 말 뒤에 그 녀석의 속마음이 숨어있다는 걸...
그리고, 말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건 정말 최근이다.
아주 가끔이지만... 말로 하지 않아도 그 녀석의 마음이 전달될 때가 있다.
그리고, 내 마음도 전달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도... 조금은 있다.
[아이조]
(만났을 당시에는 유지로를 이해할 수 있는 날 따윈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조금 이해가 되는 내가 무섭다고 할까, 뭐랄까...
[스즈미 히요리]
응?
[아이조]
아무것도 아니야.
[유지로]
다녀왔어.
[스즈미 히요리]
소메야 군, 어서 와.
[유지로]
하아...
[스즈미 히요리]
어라, 왠지 기운이 없네.
소메야 군도 오늘 다른 유닛의 사람과 리허설했지.
무슨 일 있었어?
[유지로]
딱히 없었는데...
뭐랄까, 엄청 피곤해.
[아이조]
(이 녀석... 나랑 완전 같은 말을 하고 있어...)
...
풋...
[스즈미 히요리]
후후.
[아이조&히요리]
아하하하!
[유지로]
엇...
잠깐, 뭐야?
[아이조]
하핫, 아하하하!
[스즈미 히요리]
후후후.
[유지로]
뭐야? 왜 웃는 거야?
[아이조]
글쎄~.
나와 유지로는 앞으로도 충돌하겠지.
아마 오늘이나 내일도 싸울 수 있어.
하지만, 그런 관계도 나쁘지 않아.
이상하게도, 이제는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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