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조]
처음은, 아쿠아리움인가...
전철 타면 금방인 것 같으니까 역에 가자.
아 참, 그전에 슬슬 점심때가 됐으니 뭔가 먹어 둘까.
채소로 만든 런치 메뉴가 있는 가게가ー
[유지로]
패스. 피망 싫어하니까.
[아이조]
뭐!? 플레이팅도 예뻐서 사진 찍는 걸 고려해서 고른 거라고!
[유지로]
예쁘다고 못 먹는 거 시켜서 남기는 거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이조]
그거야 네가 먹으면 되는 거잖아!
[유지로]
유닛인 주제에 상대의 호불호도 모르다니.
그런 놈한테 강요받을 이유는 없어.
[아이조]
하아... 됐어. 쓸데없는 말 하면 피곤해.
[유지로]
내가 할 말이야.
숙소로 돌아가 자면 좋을 텐데...
[아이조]
잔다니, 너 말이야.
그럴 여유 부릴 시간이 있을 리 없잖아.
에세이 소재도 찾아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한다고?
[유지로]
에세이 소재 같은 건 그럴싸하게 포장하면 되잖아.
[아이조]
멋대로 행동하지 않기. 숙소 방은 깨끗이 쓰기. 음식은 가리지 않기...
리스트에 적혀있는 거 지켜.
[유지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이번에는 그냥 아이조 혼자 하는 여행 아니야?
같이 가는 사람이랑 더 상의하고...ー
(나 참,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러면, 여행을 기대하고 있던 거 같잖아.)
[아이조]
...어? 뭐라고. 지도 보느라 못 들었어.
[유지로]
...아무것도 아니야.
아쿠아리움이랬나? 자, 빨리 가자.
[아이조]
헤에...! 아쿠아리움 꽤 큰 걸.
돌고래 쇼까지 시간도 있으니... 조금 다른 것도 볼까.
저쪽에 바다표범이 있는 것 같아.
분명 상어도 볼 수 있을 거야.
[유지로]
알았어, 알았어.
아이조는 바다표범과 상어가 보고 싶구나.
괜찮아, 다들 도망가지 않을 거야.
[아이조]
윽... 그런 애 다루는 듯이 말하는 거 그만둬!
[유지로]
그 밖에 보고 싶은 생물 없어?
좀 더 아쿠아리움답게 어류라던가.
앗, 저쪽 수조에 뭐가 있을까?
[아이조]
어, 어이! 멋대로 가지 말라고.
[유지로]
(아쿠아리움은 처음 와봤는데... 예쁘고 환상적이고, 의외로 좋은 곳일지도.
반짝반짝해서... 바닷속에 있는 것 같아.)
아, 이 주변은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 같네.
사진 찍을까?
[아이조]
어?
[유지로]
왜 멍하니 있는 거야?
화보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 잊었어?
[아이조]
아, 아아. 알고 있다고!
[유지로]
(완전 잊었으면서...)
[아이조]
처음은 같이 찍을까.
화보집 용이니까, 그 뿌루퉁한 표정 그만하라고.
[유지로]
알았으니까 빨리 해.
[아이조]
그래, 그래. 찍는다ー
(찰칵)
[아이조]
...음, 괜찮게 나왔다!
넌 정말 겉모습은 좋네.
지금도 조금은 재밌어하면 좋을 텐데...
근데, 뭘 보는 거야?
[유지로]
저 도롱뇽, 스즈미 닮았어.
봐봐, 침착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느낌이.
[아이조]
정말...! 얼굴도 왠지 닮았어.
저쪽 수조에 있는 작고 날렵한 물고기도 스즈미 같지 않냐?
이리저리 안절부절못하는 게...
[유지로]
훗... 걱정되는 점도 닮았을지도.
[아이조]
큭큭, 그렇지! 우선 나중에 스즈미한테 줄 기념품으로 봐 둘까.
[유지로]
응, 기념품...ー
(...어라? 나 지금, 평범하게 웃었나?
아이조랑 일 때문에 아쿠아리움에 온 것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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