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메야 유지로 199

[소설] 로메오 (2)

lesson 2 시무룩한 얼굴은 어울리지 않아요. 자 자, 귀를 기울여주세요. [1] 다음 날 수업이 끝나고 학교를 나선 아이조는 교복 차림을 하곤 단골 악기점으로 향했다. 역 뒤편 좁은 거리에 있는 구멍가게다. 그 옆은 노래방이 있어 대낮부터 요란한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모리타 악기점이 이 가게의 이름이다. 유리문을 들여다보니, 점주인 모리타 씨는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말을 거는 건 나중에 할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가게 옆에 있는 바깥 계단을 올랐다. 주머니에서 꺼낸 열쇠를 꽂고 돌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좁은 복도를 지나면 안쪽에 3평 정도의 방이 있었다. 닫힌 커튼 틈새로 가느다란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기타 케이스와 가방을 내리고 커튼과 창문을 열었다. 환기를 시키는 ..

소설/로메오 2022.02.28

[소설] 로메오 (1)

lesson 1 처음 뵙겠습니다, 아가씨. 서쪽 나라에서 사랑을 위해 당신을 만나러 왔습니다. [1] 댄스 스튜디오 레슨실에서 강사 선생님이 박자를 바로 잡으며 노래에 맞춰 움직여 보였다. 두 사람도 그 뒤에서 함께 움직이며 동작을 배워갔다. 처음보다는 흐름을 알 수 있었지만, 아이조는 스텝에 집중하면 팔과 얼굴의 움직임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유지로는 선생님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으면서 거의 완벽하게 따라 하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그래, 수고했어!”라며 선생님이 손을 털었다. 아이조는 “후-”하고 숨을 내쉬면서 티셔츠 소매에 얼굴을 닦았다. 무릎을 짚고 바닥을 보는 유지로의 이마에서 땀이 줄줄 흘렀다. 확실히 체력 부족인 듯하다. 숨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 (뭐……당연한가.) 근육 단련과 기초 ..

소설/로메오 2022.02.28

[소설] 로메오 (인트로)

introduction ~인트로~ 너무도 좁은 이 세상이 싫었다. 나 스스로 기댈 수 있는 장소를 원했다. 인정해주는 장소를 원했다. 찬란한 세계를 동경하며, 이끌려 내디딘 한걸음. 거기서, 『우리』는 마주쳤다. 푸른 하늘이 펼쳐진 공원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람이 살랑거릴 때마다 나뭇잎의 그림자가 흔들렸다. 그늘진 곳에서 열심히 춤을 추는 이는 두 명의 남자였다. 한 곡이 끝나자 두 사람은 한숨을 돌린다. “아 미안, 중간에 잘못 디뎠어.” 짧은 머리를 뒤로 묶고 있는 남자, 시바사키 아이조가 고개를 숙였다. 무릎을 짚은 채 숨을 헐떡이던 다른 남자가 하늘을 한번 보곤 벤치에 놓여 있던 물병을 집었다. 소메야 유지로가 그의 이름이다. 두 사람 모두 남들의 시선을 끌 만큼 단정한 얼굴이었다..

소설/로메오 2022.02.28

[웹소설] 스즈미 히요리의 목표는 히로인!

웹소설 사이트 카쿠요무에 기재된 단편 소설.고등학생 인기 아이돌 유닛, LIP×LIP의 수습 매니저가 된 스즈미 히요리는, 두 사람의 일에 동행해 스튜디오에 와 있다. 오늘은 잡지에 실릴 사진 촬영이다. 일에는 많이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현장에 있으면 역시 긴장된다. 게다가, 오늘은 히요리도 아는 모델인 '나루미 세나'가 왔다. 스태프와 회의하고 있는 세나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히요리는 "우와아"하는 소리를 냈다. "귀엽다, 나루미 세나 씨!" 중학생 때부터 모델을 하고 있는 만큼 스타일이 탁월했다. 허리도 가늘고 다리도 길고 날씬하다. 계란형의 얼굴은 작고 눈동자와 입술이 두드러져 보였다. "히요리, 이거, 모두에게 나눠줘." 여성 스태프가 말을 걸어오자, 히요리는 서둘러 "넵!"하고 대답했다...

소설/웹소설 2022.02.28

[웹소설] 문화제 전의 두 사람

웹소설 사이트 카쿠요무에 기재된 단편 소설. 문화제 전날은 수업도 오전에 끝나고, 오후부턴 각자 학급 기획과 부스 준비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항상 일이 있었기에 방과후에 남아 도와줄 수 없었던 유지로와 아이조도 이날은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작업에 참여했다. 안뜰 구석에서 만들고 있는 건 '호러 하우스'의 무대장치였다. 둘 외에도 여러 명의 반 친구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교실에서는 여자애들이 의상 제작을 하고 있을 터다. 둘이 입을 흡혈귀 의상을 만들겠다고 잔뜩 의욕이 넘쳤었다. 그건 좋지만―. 줄자를 손에 들고 쫓아오던 여자애들의 무시무시한 형상이 떠올라, 유지로는 지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겨우 그녀들을 뿌리치고 이 안뜰까지 도망쳐왔다. 지금, 만들고 있는 건 '호러 하우스'의 벽이다. 옆을 보자 ..

소설/웹소설 2022.02.27

[웹소설] 로스트비프의 행방

웹소설 사이트 카쿠요무에 기재된 단편 소설. 그날, 시바사키 아이조가 일을 마치고 귀가한 건 늦은 밤이었다. LIP×LIP라는 아이돌 유닛으로 데뷔한 이래 스케줄이 빡빡한 건 항상 있는 일이지만, 매일 반복하다 보면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매니저, 일이 너무 많잖아......" 그렇게 투덜대며, 흐느적흐느적 거실로 향했다. 불을 켜자, 소파에 웅크리고 있던 반려묘 쿠로가 쏜살같이 달려왔다. 그 애를 잡아 올려 한 팔에 안고 테이블 위에 비닐봉지를 올려놨다. "나는 학교도 다니는데." 오늘 댄스 레슨이 늦어진 건 우리들에게도 다소 책임이 있다. 안무를 놓고 유지로와 논쟁을 하다 보니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남의 말을 조금도 듣지 않는 고집 센 상대의 뻔뻔한 얼굴을 생각하자 또 화가 나 미간에 ..

소설/웹소설 2022.02.27